글사랑넷 - 자유로운 글쓰기 공간

188

View Articles

Name

나루	(2007-05-24 19:57:42, Hit : 5248, Vote : 959)

Subject

[새벽을 여는 글] 그대에게

<< 그대에게 >>

- 신진호 -

5.

이제 우리
아니라고 말하지 말기로 해요
손 마디에 굳은살 박히고
가슴에 피멍 들어도
아니었다고 말하지 말기로 해요
次善을 강요하면
次善을 택해 왔었지만
이제
最善만 택하기로 해요
最善이 次善으로
인식되어지더라도,
설령 最善으로 인한 좌절에
가슴이 아플지라도
最善만 택하기로 해요.

깊고 어두운
우물의 끝에서야
맑은 물을 담을 수 있고
어두움의 가장자리에 머물러 보아야
밝음의 소중함을 알 수 있듯이
이제 우리
기쁨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밤 새워
슬픔의 악보를 그려보기로
해요
사랑하는 그대여
사랑하는 그대여.

=============================================

[最善이 아닌 次善만을 선택해야 했던 우리는]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나 기회가 주어진다기 보다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항상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最善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단지 그로 인한 중압감을, 실패로 끝났을 때의 좌절을

감당해내지 못할 것 같았다.

'괜찮아 잘 된거야'

'어차피 다른 선택이었어도 똑같았을거야'

라는 식의 구차한 변명과 위로로 자신을 도배하듯

스스로를 타이르며 次善의 정당성을 부여하려 애썼다.

그렇다고 후회까지 없었을까

문득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보면

누더기를 입은 듯 땜방투성이의 내가 보인다.

이제부터라도 最善만을 택하고 싶다.

물론 나라고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소한 후회가 쌓이고 쌓여

먼 훗날 내 자신을 비추어볼때

후회투성이로 점철된 인생이었구나 싶지는 않으니까.